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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나는 액티브 시니어?
뉴 시니어시대가 왔다

글. 달서가족문화센터 박영빈 운영지원팀장

60대를 위한 경로당은 없다? 모르긴 몰라도 60대가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해 경로당 문을 열고 들어가거나 노인 대접받기를 원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60대는 더 이상 노인이 아니며, 정부도 현재 65세인 법적 노인 연령을 상향하고자 추진 중에 있다.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노인과 젊은이의 가장 큰 차이는 활동성이다.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는 것은 역으로 그만큼 활동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활동적인 시니어를 상징하는 단어가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다. 액티브 시니어란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갖고 건강하고 적극적으로 은퇴 생활을 하는 50세 이상 시니어를 일컫는다. 이들은 경제적인 구매력을 바탕으로 능동적인 소비를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그래서 ‘도전하는 젊은 노인’이라는 의미로 욜드(YOLD; Young old)라 칭하기도 한다. 나이는 노인이되, 라이프스타일은 젊은이다. 지난 세대 노인들이 가족 중심이었다면, 액티브 시니어는 여가생활이나 자기계발 등 주체적인 삶을 추구한다.
문화센터와 같은 지역 교육 기관들은 이 같은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다. 건강과 관련된 댄스나 무용을 비롯해 노래 · 악기 · 미술 등 예술분야, 인문학이나 고전, 서예 등 교양분야, 바리스타나 휴대폰 사진 찍기 등 다양하다. 달서가족문화센터는 시니어만을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 문화배움터>를 올해 처음 선보였다. 특정 세대만의 수업을 개설하여 커뮤니티를 형성함으로써 유대관계를 돕고자 하였다.

좋아하는 과목은 비용과 거리 따지지 않아… 커뮤니티로 친목 도모

액티브 시니어들의 특징 중 하나는 그들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돈과 시간은 기꺼이 투자한다는 점이다. 원하는 강좌가 개설되면 설령 거리가 좀 멀어도 기꺼이 감수해 수강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은 수강료를 더 지불하겠다며 수업시간을 늘려달라고 건의하기도 한다. 문화센터 등에서 배움을 통해 즐거움을 느낀 이들은 자기에게 맞는 새로운 과목이 개설되는지를 눈여겨 살핀다. 시니어들의 최대 관심사는 건강이다. 때문에 건강과 관련된 프로그램은 항상 인기가 좋다. 또 개인차가 있지만 악기연주 등 음악을 배우는 것도 선호한다. 나이 들어 건강을 챙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자기 몸을 스스로 챙김으로써 배우자나 자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대부분 1960~70년대 어린 시절을 보냈던 5060세대는 특별히 음악을 전공한 경우가 아니라면 악기를 배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이가 들어 악기 하나 정도 취미로 연주하고 싶다는 바람은 어쩌면 어린 시절의 꿈일지도 모른다. 시니어들은 대체로 분야를 떠나서 처음 배우는데 지식을 많이 요하지 않으면서 쉽고 간단하게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시니어 문화배움터 프로그램 중 하나인 <신나는 우쿨렐레> 수업은 지난 11월 6회 차 수업을 끝으로 종강을 맞았다. 수업을 마친 수강생들이 사무실을 찾아 다음 학기 수업이 없음에 아쉬움을 표했다. 시니어 문화배움터는 4 ~ 6주 정도의 단기과정으로 개설하고, 수요와 만족도에 따라 내년 봄에 정규편성할 계획이었다. 때문에 내년 봄까지는 수업이 없다. 전후사정을 확인한 수강생들은 내년 봄에 수업이 개설될 것을 신신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연습 공간을 구해 커뮤니티 형태로 모임을 이어갈 계획도 내비쳤다.

배움의 의지, 디지털 기기를 극복하다

달서가족문화센터는 올해 8월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프로그램 신청 방법을 방문과 전화 접수에서 온라인 접수로 전환했다. 센터 주 이용객이 30 ~ 40대 주부들이다보니 스마트 시대에 센터가 뒤쳐진다는 민원이 많았던 것. 컴퓨터와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편리한 온라인 수강신청은 시니어들에게는 오히려 또 다른 문턱으로 작용한다. 이번 가을학기에 개설한 시니어 문화배움터 신청자들의 신청 경로를 살펴보면, 절반 이상은 사무실에 방문해 직원들로부터 온라인 접수 방법을 익혔다. 나머지는 자녀들의 도움을 받거나 본인이 직접 신청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고, 나이가 들면서 덩달아 늙어간다. 인간의 숙명이다. 하지만 늙어감의 과정과 모습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그저 뒷방 늙은이가 되어가고, 누군가는 배움을 통해 스스로를 채우고 주변과 어울려 즐기면서 살아간다. 어떤 것이 건강한 노년의 삶인지는 너무나 자명하다.

달서가족문화센터
박영빈 운영지원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