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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숲,
공원(公園)

뉴욕 센트럴 파크와 대구 두류공원

도시를 대표하는 도시공원은 울창한 숲과 잔디밭, 호수나 연못 등 자연시설 외에 각종 체육시설과 미술관, 극장 등 문화시설이 조성돼 있어 공원 자체가 거대한 문화 공간 구실을 한다.
뉴욕을 대표하는 센트럴 파크가 그러하고, 대구의 두류공원 역시 사시사철 문화 이벤트가 펼쳐져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대 도시공원의 시초 센트럴 파크(Central park)

공원(park)의 어원은 고대 서부 게르만어인 파룩(parruk)으로 울타리 등의 경계로 둘러싸인 공간을 뜻한다. 울타리 안에는 가축이나 사슴, 말 등을 가두어 두었고 개인 사냥터 구실도 했다. 따라서 처음부터 공원(park)이라는 단어에 ‘공공(public)’의 의미가 내포된 것은 아니었다. 산업혁명 이후 시민과 공공의 개념이 대두되고 영주나 귀족이 소유하던 사적 공간이 시민에게 공개되면서 공원(公園, public park)이 됐다. 처음부터 공공을 위해 계획된 오늘날의 도시공원이 만들어지게 된 것은 19세기 중엽 뉴욕의 센트럴 파크가 시초로 알려져 있다.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센트럴 파크는 해마다 약 2,500만 명 이상이 찾는 뉴욕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다. 공원을 찾는 이들은 미국인 외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상당수다. 영화나 TV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면서 세계인들에게 뉴욕에 가면 꼭 가봐야 하는 must place가 됐다.
원래 공원 부지는 채석장과 돼지농장, 판자촌들이 널려 있던 땅이었다. 1850년 저널리스트인 윌리엄 브라이언트가 <뉴욕 포스트>紙에 공원 건설 캠페인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1853년 처음 공원으로 승인되었으며 1857년 조성이 시작됐다. 이듬해 대중에게 공개됐고, 그 이후 공원 북쪽 끝에 있는 토지를 추가로 매입해 1876년 완공됐다. 조성 당시 10만 수레의 돌과 흙을 부어 다졌고, 5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 넓이의 정신병원이 필요”

센트럴 파크는 ‘조경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와 건축가 칼버트 복스(Calvert Vaux)가 디자인했다. 공원에는 인공 호수와 연못, 여러 개의 산책로, 2개의 아이스링크, 야구장, 야외 음악당, 미술관, 박물관, 동물원, 정원, 야생동물 보호구역, 넓은 자연림 등이 있다.
남북으로 4.1km, 동서로 0.83km, 전체 면적은 3.41㎢다. 인근에는 뉴욕시청이 소재하고 있으며 뉴욕에서 가장 번화한 쇼핑 지역인 5번가에 맞닿아 있다. 당시 옴스테드는 “지금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 넓이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공원 조성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고 한다.
오늘날 센트럴 파크는 옴스테드의 철학을 온전히 실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옴스테드 이후 공원에는 미술관과 박물관, 야외 음악당 등 수많은 문화시설이 들어섰고, 그 문화시설에서 뉴욕시민들은 건강한 오락을 즐기고 있다.

센트럴 파크

센트럴 파크에는 해마다 서머 스테이지를 비롯해 그레이트 힐 재즈콘서트, 센트럴 파크 영화제 등 각종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연극, 음악회, 전시회 등 사시사철 문화의 장

“그대여 내게 말해줘 사랑한다고~ 롤린, 롤린, 롤린, 롤린~”
지난 7월 10일 저녁(현지 시각) 센트럴 파크에는 한국어 떼창이 울려 퍼졌다. 4인조 K팝 그룹 브레이브 걸스가 무대에 올라 히트곡 ‘롤린’을 부르자, 수천 명의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몸을 흔들며 한국어 가사를 일제히 따라 불렀다. 뉴욕시는 해마다 여름이면 센트럴 파크에서 ‘서머 스테이지(Summer stage)’로 불리는 음악 축제를 개최한다. 2017년부터는 K팝 가수들이 출연하는 코리아가요제도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는 브레이브 걸스와 골든차일드, 미 NBC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 에서 우승한 한국계 알렉사 등이 2시간 넘게 화려한 공연을 펼쳤다.
5월부터 8월까지는 센트럴 파크의 델라코테 극장(Delacorte Theatre)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공연하는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Shakespeare in the Park)가 열린다. 무료 공연이지만 인기가 많아 입장권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운이 좋으면 야외무대에 올라온 유명 배우들을 볼 수도 있다. 메릴 스트립, 댄젤 워싱턴, 앤 헤서웨이 등이 출연하기도 했다.
여름철 센트럴 파크 숲 속(Great lawn)에서는 뉴욕필하모닉의 무료 공연이 펼쳐진다. Great lawn은 영화 어거스트 러쉬(August Rush)에서 주인공 에반이 어릴 적 헤어졌던 엄마 라일라를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콘서트가 끝나면 불꽃놀이가 뉴욕의 밤하늘을 수놓는다. 센트럴 파크에는 해마다 서머 스테이지를 비롯해 그레이트 힐 재즈콘서트, 나움버그 밴드 셀 콘서트(Naumburg band shell),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 센트럴 파크 영화제 등 각종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수요일 저녁 상설공연장은 단체관람을 온 친구들과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로 가득 찬다

대구시민의 힐링 공간 두류공원

두류공원은 연간 약 1,0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대구의 대표적인 공원이다. 1965년 공원으로 결정된 이후 1977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돼 대구시민의 휴식처로 자리 잡았다. 두류공원은 두류산과 금봉산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공원으로 이월드 83타워가 들어선 곳은 두류산이고, 문화예술회관 뒷산은 금봉산이다. 두류산은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산이 둥글게 펼쳐져 있다고 하여 두리산으로 부르던 것을 지명이 한자화될 때 같은 의미의 주산 또는 두류봉으로 쓰여 오다가 두류산으로 지칭되었다고 한다. 공원 내에는 대구의 명소인 이월드 83타워, 문화예술회관, 야외 음악당, 두류도서관 등 각종 문화시설과 야구장, 다목적 운동장, 수영장 등 시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는 각종 체육시설과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 이외에도 현진건, 이상화, 백기만 등 대구 출신의 문화인물을 기념하는 인물동산, 2 · 28기념탑 등 대구의 역사적 자산을 품고 있다. 전체 넓이는 1,653,965㎡(두류공원 1,249,915㎡ / 이월드 404,050㎡).
성당못은 본래 조선 중엽, 채 씨 성을 가진 판서가 살던 집터였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의 국풍(나라에서 지정한 공인 풍수)이 이곳을 지나다가 보니 장차 ‘임금이 태어날 명당’이라 하여 집을 허물고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못 둘레에는 600여 m의 데크길로 된 ‘성당못 두리길’이 조성돼 있다. 1990년대 이전까지 두류공원은 야구장, 축구장, 수영장, 테니스장 등 각종 체육시설과 산책로, 숲 등으로 이뤄져 대구시민들의 육체와 정신 건강을 증진하는 주요한 장소였다. 1990년 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1992년 83타워, 1995년 이월드, 2000년 코오롱 야외 음악당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운동과 문화, 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공원으로 자리 잡았다.

무료 공연과 축제의 장

7월 두류공원은 대구의 대표적인 축제인 치맥페스티벌로 한바탕 시끌벅적하다. 두류공원 내 야구장 일대에서 5일간 펼쳐지는 축제에서는 치킨과 맥주를 먹으면서 각종 공연과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축제기간 동안 대구시민과 국내외 관광객 약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대구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 5월부터 9월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문화예술회관 동편 야외무대에서는 극단, 무용단, 국악단, 소년소녀합창단 등 시립예술단의 수요상설공연이 무료로 펼쳐진다. 수요일 저녁 상설공연장은 단체관람을 온 친구들과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로 가득 찬다. 여름의 한가운데 코오롱 야외 음악당에서는 포크페스티벌이 더운 대구의 열기를 식힌다. 코오롱 야외 음악당은 단일 공연장으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고정 객석 1,080석 외에도, 1만여 평의 넓은 잔디광장에서 최대 2만 7천 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다. 올해는 <힐링 콘서트>라는 부제를 달고 3년 만에 대면공연이 펼쳐졌다. 여름이 아닌 가을밤에 송창식, 민해경 등의 정상급 가수들이 출연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했다.
이외에도 문화예술회관 전시관에서는 연중 미술과 건축, 사진 등 각종 작품들이 전시되고, 야구장과 다목적 운동장에서는 각종 마라톤대회와 달구벌관등놀이, 어린이큰잔치, 걷기대회, 익스트림스포츠대회 등 행사와 축제가 펼쳐져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예술회관 제공

문화예술회관 제공

(사)대구포크페스티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