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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씨’로 바른 먹거리 전파

솜씨협동조합

달서구 이곡동 이곡중학교 인근 다세대주택 1층, 마을문화센터 솜씨협동조합(달서구 선원로37길 42, 1층). 이름에서 풍기듯이 솜씨 좋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요리와 떡, 막걸리, 공예, 아로마 테라피 등 전문 분야도 다양한 5명의 주부들이 그 주인공이다. 각자 내로라하는 솜씨를 가진 이들이 한데 모이게 된 것은 지난 2015년.
황민정 대표가 1년 넘게 제안과 설득을 거듭한 끝에 달서구에 거주하는 5명이 의기투합해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것이 협동조합
솜씨의 주 사업은 학교나 문화센터, 복지관 등에서의 교육이다. 또 다문화가정 주부와 아이들을 대상으로 전통요리와 소풍에 필수인 김밥, 생일상 차리기, 명절음식 등 한식요리수업과 바른 식생활 교육을 통해 한국의 바른 식생활문화를 전파하는 데에도 솜씨를 부리고 있다.
황민정 대표는 “대구시에서 이주여성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 달서구다”며 “이들이 한식과 한국의 바른 식문화를 배움으로써 하루 속히 한국에 동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문화가정 대상의 수업을 많이 진행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 5~10명 정도로만 수업을 진행할 만한 공간을 구했다. 어차피 대부분의 수업은 학교나 복지관 등 외부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 되고자 했다. 특히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솜씨를 공유해 건강한 이웃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솜씨의 클래스 룸은 비교적 아담하다. 물론 이곳에는 어른들만 오는 것은 아니다. 방학 때는 온종일 아이들이 북적댄다. 어른들에게는 사랑방, 아이들에게는 놀이터 역할을 해왔고 지금은 수업이 없는 날에도 아이들이 오가며 들어와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됐다.
지난해부터는 마을주민들 외에 타지에서 온 방문객들이 늘었다.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거나 설립 1~2년된 초보 협동조합에서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 찾아온다. 도움을 청하는 초보 협동조합들이 시행착오를 덜 겪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대한 도와주려고 한다. 또 대구뿐만 아니라 타 지역 지자체나 단체에서 견학을 오기도 한다. 어느 한 분야가 아닌 여러 분야가 모인 협동조합은 흔치 않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내가 혼자 할 수 없는 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또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협동조합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며 레시피 개발 등 내공 쌓는 데 중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대면 수업을 할 수가 없었다. 꼭 필요한 몇 개의 온라인 강좌 외에는 솜씨를 내세울 데가 없었다. 주 수입원인 강좌가 끊기니 수입은 일천했고, 조합원들 스스로가 자기 몫을 양보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했던가. 훗날을 위해 레시피를 개발하고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또 직접 팔 수 있는 것을 고민한 끝에 두부나 고추장 등을 만드는 키트를 제작해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판매했다. 유치원, 복지관 등에서 만들기 체험 수업을 목적으로 구매했고, 일반 가정에서도 아이들과 손쉽게 체험해보고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제법 팔렸다. 올해 들어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여기저기서 수업 요청이 왔고, 그동안 개발했던 레시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식생활교육센터 건립해 바른 먹거리 교육이 목표
솜씨의 최종 목표는 식생활교육센터를 건립해 바른 식생활문화를 전파하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이 우리의 먹거리를 제대로 알고 섭취할 수 있도록 교육할 계획이다. 솜씨를 방문하는 아이들이나 학교 강좌에 나가서 만난 아이들 중에는 콩이 마트에서 나오는 것으로 아는 아이들도 있다. 또 제철이라는 의미를 잘 모른다.
황 대표는 “요즘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 체험행사로 농가에 가서 딸기나 블루베리를 따고, 고구마를 캐기도 한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 이전에 왜 고추장을 만들고, 김장을 하고, 어떻게 두부를 만드는지 우리의 식생활문화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는 그것을 해야 한다”며 “부가가치를 높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곳이 협동조합”이라고 말했다.

☎︎ 문의 053-58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