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1장
오늘
보고 듣고 만지고…
참여하는 문화 향유의 공간,
복합문화센터
사전적으로 ‘복합’의 의미는 두 가지 이상의 개체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의미한다. 공간에서 ‘복합’의 의미는 고유 기능을 가진 각각의 시설이 단일 건축이나 하나의 대지 내에 위치한 경우를 말하며 이들 복합공간은 각각의 고유기능이 서로 유기적으로 기능하는 것이 목적이다. 복합문화공간은 ‘복합문화 예술공간’이라고도 부른다. 보다 대중적인 개념에서의 복합문화공간은 문화예술의 전반적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인 문화장소를 의미한다. 이렇게 복합문화공간이란 문화예술의 복합적인 개념으로 ‘커뮤니티 공간, 공연 공간, 전시 공간, 자료 공간, 휴게공간’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복합문화공간에서 대중들은 여러 문화 활동을 한 곳의 장소에서 손쉽게 즐기고 참여한다. ‘참여’는 기존의 전통적인 단일적 문화공간과 가장 크게 차별되는 부분이며 문화 소비자의 다양한 문화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복합문화공간의 활성화는 문화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에서 출발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021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9년까지 국민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65.8%에서 81.8%까지 상승했다. 2019년 문화예술행사 참여 경험과 참여 의향 역시 2010년 대비 6배 가까이 늘었다. 그리고 문화공간은 이러한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박물관, 국립미술관처럼 휴게공간 및 공원 등을 조성하여 문화생활과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게 만든 독립형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기능이 약해진 공공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킨 서울올림픽 역도경기장 사례도 포함된다. 달서구의 대구문화예술회관이나 대구학생문화센터도 독립형 복합문화공간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은 주목적으로 하는 공간에 부가적으로 문화예술을 접목한 공공 공간인 부가적 복합문화공간이다. 기업이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제고, 고객만족도 제고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문화예술에 대한 고객의 다양한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켜 주며,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일 수 있어 고정 고객층 확보에 용이하다. 최근 들어 많이 생겨나는 다양한 팝업스토어들도 여기에 속하고, 달서구의 달비골복합문화센터나 문화공간 라온도 부가적 복합문화공간이라 할수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학생문화센터
복합문화공간에서는 대중적으로 문화생활이라고 일컬어지는 대부분이 가능하다. 전시, 공연, 교육, 쇼핑, 휴식 등의 기능이 한 공간에 결합됨으로써 소비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고 있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 짓지도 않는다. 복합문화공간에서는 생산자가 소비자가 될 수도 있고 소비자가 생산자가 될 수도 있으며 예술작품과 소비자 간의 거리가 제한되는 것도 아니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개성을 만족시키고 소비자들 사이의 커뮤니티 형성을 유도하기도 하면서 문화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복합문화공간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다양하게 변화를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생겨난 가치소비 트렌드가 문화예술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단순한 소비보다는 경험, 사회적 가치나 철학 등 메시지의 소비로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소비형태가 문화예술에 접목되면서 독창적인 경험에 대한 욕구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기업의 마케팅이 가세하면서 다양한 콘텐츠, 이벤트, 팝업스토어와 같은 공간활용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 체험이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공간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생겨나고 2010년대부터 사용되던 비자트(BIZART:비즈니스와 아트의 합성어)의 개념을 공간으로 확장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문화의 대중화’ 로 귀결된다. 이렇게 복합문화공간은 다양한 세대와 장르가 혼합된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문화예술을 매개로 공동체를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결국 복합문화공간은 문화소비자들이 함께 만들고 활동하고 숨 쉬는 놀이터이자 사랑방이라 할 수 있다. 지역에 설립된 복합문화공간은 개인 문화를 지역 문화로 확장하고, 또 도시 문화 전체의 다양한 시간과 공간 경험을 축적하게도 한다.
이제 문화는 특정 계급의 전유물이 아니고, 특정 집단만이 생산할 수 있는 무엇도 아니다. 문화예술이 경계를 허물고 대중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참여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누구나 문화예술 생산자가 되고 또 소비자가 된다.
참고문헌
서구원·민형철. 「기업복합문화공간의 공간 선호도와 기업이미지에 관한 연구」. 서울도시연구. 2008.서구원·민형철. 「복합문화공간형 유통매장에서의 체험과 소비자 태도」. 서울도시연구. 2009. 이문희. 「복합문화공간의 서비스마케팅 연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예술기획전공 논문.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