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

엔터투어먼트 × COLUMN

엔터투어먼트,

지역의 가치를 증명하다

콘텐츠의 시대다. 지역은 콘텐츠의 출발점이자 생산지다. 콘텐츠가 없는 지역은 텅 빈 기표일 뿐이다. 콘텐츠가 부재할 경우, 플랫폼도 미디어도 지역의 복합공간도 무용지물이다. 지역은 지금 위기와 긴장의 연속이다.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다. 온·오프라인 공간을 가로지르는 콘텐츠의 자유로운 변주만이 지역을 새로운 스페셜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SNS에 올라오는 지역의 핫플(Hot Place)과 트레블링 콘텐츠, 콘텐츠 커머스 등 작은 콘텐츠 하나가 관심과 유행을 선도한다. 말 그대로 뉴 콘텐츠의 시대다.


글_박승희(영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1955년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개장 때의 모습

도시형 엔터투어먼트의 대표주자 라스베이거스

엔터투어먼트의 시작과 현재

최근 ‘콘텐츠 투어리즘(Contents Tourism)’이 주목받고있다. 2005년 일본 국토교통성 종합정책국과 경제산업성, 문화청 문화부에서 합동으로 발표한 ‘영상 등 콘텐츠 제작·활용을 통한 지역 진흥 방법에 관한 조사’ 보고서는 ‘지역에 관한 콘텐츠(영화, TV드라마, 소설, 만화, 게임 등)를 활용하여 관광과 관련 산업 진흥을 의도하는 관광’을 콘텐츠 투어리즘으로 정의했다. ‘지역 콘텐츠를 통해 양성된 지역의 고유한 분위기와 이미지로서의 이야기성, 테마성을 부가하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제시하였다. 특히,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와 투어리즘(Tourism)을 결합한 엔터투어리즘,엔터투어먼트를 콘텐츠 투어리즘의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 문화 투어의 대성행을 주도한 세계박람회가 엔터투어먼트의 출발점이다. 당대의 기술 진보와 문화예술이 결합된 박람회가 대중의 엔터문화로 등장한 것이다. 1955년 캘리포니아에 디즈니랜드가 개장하면서 테마파크가 새로운 형태의 엔터투어먼트가 되었다. 디즈니랜드를 보기 위해 떠나는 투어가 생겨났다. 디즈니랜드는 동화와 영화를 기반으로 놀이기구와 쇼의 복합적 오락 형태를 통해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디즈니 투어 모델은 지금도 세계적인 테마파크 투어를 선도하고 있다.

한편,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 같은 도시형 투어가 엔터투어먼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카지노와 호텔, 쇼, 레스토랑을 결합한 복합 엔터테인먼트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도시의 등장은 새로운 투어 콘텐츠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기술을 엔터투어먼트에 도입하면서, 더욱 몰입감 있는 투어 감성을 제공하고 있다. 테마파크, 박물관, 전시회에 등장한 VR, AR은 가상과 오락,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세계를 연출하고 있다. 관련하여 문화재 복원과 AI를활용하여 시대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투어 콘텐츠가 새롭게 제안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각국 자원이 엔터투어먼트 산업을 키워나간다

엔터투어먼트의 구체적인 사례는 훨씬 입체적이다. 일본 닛코에 위치한 에도원더랜드는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테마파크다. 방문객들은 사무라이와 닌자 체험, 전통 의상 착용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교토의 기온 거리는 전통적인 일본의 정취와 쇼핑몰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장소이며, 기온 마츠리나 게이샤(게이꼬)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대표적인 관광지다. 일본의 전통 감각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투어 코스 중 하나다. 라스베이거스는 색다른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다. 다양한 테마의 카지노와 리조트, 그리고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쇼가 끊임없이 열리는 라스베이거스는 한마디로 놀이와 오락, 욕망이 뒤섞인 도시다. 벨라지오 분수쇼, 서커스 듀 솔레유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는 카지노와 함께 인간의 욕망을 건드리는 엔터투어먼트의 하나다. 두바이몰은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다. 쇼핑뿐만 아니라 아쿠아리움, 실내 스케이트장, VR파크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옵션을 제공한다. 부르즈 할리파와 연결되어 세계 최고층 빌딩의 전망을 즐기는 경험은 독창적인 엔터투어먼트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센토사 섬에서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와 레저 활동을 제공하는 복합리조트와 함께, 유니버설스튜디오 싱가포르, S.E.A.아쿠아리움, 어드벤처코브 워터파크 등을 결합한 가족 엔터 투어가 성행 중이다.

엔터투어먼트는 이야기, 스토리의 대중성을 기반으로 할 때, 그 결과는 훨씬증폭된다. 일본의 간류지마는 시모노세키항 남쪽에 위치한 무인도다. 모지항에서 배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섬이다. 간몬해협과 대교를 중심으로 시모노세키와 모지코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뷰 포인트로 유명하다. 1612년 4월 13일, 당시 최고의 검객이였던 ‘미야모토 무사시’와 ‘사사키 코지로’의결투가 열린 장소가 바로 여기다. 섬에는 두 검객의 결투 모습을 재현한 동상과 문학비, 무사시가 탔던 배 등과 함께 결투나 승부 전에 기원하면 승리가 이루어진다는 전설의 사원도 있다. 사무라이의 서사와 역사가 투어 욕구를 충족시키는 장소성을 만들고 있다.

가족 엔터 투어가 인기인 유니버설스튜디오 싱가포르

카지노, 호텔, 쇼 등이 결합된 마카오의 엔터투어먼트

엔터투어먼트 역사문화도시 달서구의 진화

달서구의 엔터투어먼트는 현재 진행형이다. 달서구는 선사시대 유적과 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역사문화도시다. 선사 유적을 내부에 저장하고 있는 도시는 세계적으로 희귀하다. 빌딩과 선사 유적을 공유하고 있는 도시, 달서구는 선사문화를 엔터문화로 전환하고 있다. 대구의 역사를 2만 년 전으로 끌어올린 달서구 선사 유적은 고고학을 넘어 대중적인 매력도 크다. ‘선사시대로의 여행’ 축제, 2024년 8회째인 달서선사(先史)문화체험축제는 선사시대를 테마로 하고 있다. 축제는 2만 년 전 선사시대 원시인들의 삶과 문화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체험하는장으로 기획되었다. 지역주민은 물론 달서구로 관광객을 유도하는 엔터투어먼트인 셈이다. 도시 공간에 ‘선사시대로’ 같은 선사 이미지를 조성하고, 현실 공간에 이만옹 홍보대사 등 가상의 존재를 등장시켜 거리박물관 혹은 야외 박물관을 조성하고 있다.지역 내에 발굴된 실제 선사 유물들을 선별한후 1:10 확대 스케일의 전시 조형물로 제작, 달서구 진천동 거리 곳곳에 전시하여 지역 전체를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조성하고 있다. 또한, 월배 선상지에는 선사테마벽화거리를 조성하는 등 선사시대를 달서구의 관광 콘텐츠로 구현 중에 있다.

스웨덴의 스칸센 야외박물관(Skansen OpenAirMuseum)은 좋은 사례다. 박물관은 1891년에 개장하여 스웨덴의 전통적인 생활과 문화를 보존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50여 개의 건물에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스웨덴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전시하고 있는 곳으로, 원래의 위치에서 옮겨와 재건축하였다. 동시에 다양한 이벤트와 축제를 개최하여 방문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웨덴의 전통 축제인 미드서머 페스티벌(MidSummer Festival)을 맞이하여 다양한 행사와 공연을 동시에 개최하고 있다. 이벤트들은 스웨덴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방문객들에게는 스웨덴 전통 건축의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엔터투어먼트는 지역의 역사와 장소, 이야기와 엔터문화를 자산으로 하는 관광 콘텐츠다. 관광의 출발은 욕망을 확보하는 콘텐츠에 있다. 지역은 매력적이다. 매력은 콘텐츠 기획을 통해 실현된다. 달서구의 아래에는 선사시대가 있다. 지금 달서구는 도시 박물관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선사시대의 문화적 매력을 대중과 연결하는 콘텐츠 도시, 달서구를 기대한다.

한샘청동공원의 고인돌

선사테마벽화거리

달서선사문화체험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