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ART ROOM
지킨다는 것 우리의 사명
월곡
지난 11월 월곡 우배선 장군을 조명한 달서아트센터 창작 뮤지컬 ‘월곡’이 다시 관객들을 만났다. 지역 콘텐츠를 기반으로한 웰메이드 뮤지컬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월곡’은 달서아트센터의 대표 레퍼토리이자 달서구만의 색깔을 입은 하나의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김천, 안동 등 타 지역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월곡’은 이제, 달서구를 넘어 전국으로 나아가고 있다.
월곡역사공원에서 시작된 이야기
무대 위에서 다시 깨어나다
지난 11월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뮤지컬 ‘월곡’이 무대에 올랐다. ‘월곡’은 임진왜란 당시 지금의 달서구 지역에서 의병장으로 활약한 월곡 우배선의 ‘의병진 군공책’에서 영감을 얻은 뮤지컬이다. 달서아트센터의 첫 자체 제작 뮤지컬로 달서구 역사 콘텐츠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초연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21년 초연에 이어 2022년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초청작으로 참여했다.
임진왜란의 참상 속에서 신분과 세대를 막론하고 의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의병장 우배선의 업적을 조명한 공연은 빠른 전개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가 110분 동안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귀를 사로잡는 다채로운 넘버들은 정교한 스토리와 인물들의 서사에 완성도를 더한다. 치열한 전투 장면과 역동적인 안무는 스토리와 인물에 깊이 몰입하게 한다.
평단의 찬사 이어지는 ‘월곡’
지역 제작 공연 콘텐츠 성공사례로 우뚝 서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를 구현하며 평단의 찬사를 받는 ‘월곡’은 이제, 지역 제작 공연 콘텐츠 성공사례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입증하고 있다. 2023년 김천에 이어 2024년 안동 공연을 마친 ‘월곡’은 관객들로부터 연이은 호평을 받았다. ‘월곡’은 지난 11월 한층 더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달서아트센터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찾았다. 2020년 첫 리딩 때부터 2024년까지 5년간 꾸준히 공연을 올리고 있는 ‘월곡’은 매년 재정비를 거친다.
올해는 배우들의 의상, 극에 숨을 불어넣는 특수효과, 조명 등 무대 연출에 큰 변화를 주었다. 여기에 새롭게 창작된 음악과 안무까지 더해졌다. 우배선 장군 역에는 유명 작품에 주역으로 섰던 배우 임강성이 배역을 맡고, 일본 장수 카게요시 역에 ‘제6회 DIMF어워즈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박지훈 배우가 맡았다. 주인공을 비롯한 주요 출연진에도 우수한 실력을 갖춘 배우들이 이번 공연에 함께했다.
살아 숨 쉬는 캐릭터와 넘버
2024 ‘월곡’, 청년 우배선을 만나다
2021년 초연 이후 김천, 안동을 거치며 성황리에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2024 ‘월곡’은 청년 우배선이 가지는 인간으로서의 연민과 성장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24세의 젊은 나이에 임진왜란 속에서 우배선 장군이 홀로 이겨내야 했을 외로움과 두려움, 어려움을 분석해 캐릭터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극적인 스토리 전개와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 장면과 안무, 넘버도 수정하거나 추가했다.
이처럼 2024 ‘월곡’은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잘 살려 입체감 있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하이라이트 장면 중 우배선이 천민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관계를 맺는 장면, 우배선이 혁이에게 받은 위로를 돌려주는 장면, 카게요시의 야망을 담은 장면 등 캐릭터들 간 관계성이 잘 보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러 번의 재정비를 거치며 회를 거듭할수록 완성도를 높여가는 ‘월곡’이 명품 뮤지컬의 행보를 걷고 있다.
Interview
관객과 캐릭터 사이를 오가는 섬세한 연출
연출가
장혜린
‘월곡’은 연출가 장혜린에게 어떤 작품인가.
‘월곡’은 달서아트센터의 첫 자체 제작 뮤지컬이기도 하지만, 내게도 첫 연출작이다. 24살 때부터 크고 작은 공연장을 거치며 뮤지컬 안무감독으로 활동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라이센스 안무 분석 및 재창작에 이르기까지 20년간 뮤지컬 작업을 해왔다. 안무감독이 연출하는 특색 있는 작품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월곡’ 연출을 맡게 됐다. 그렇게 2022년부터 ‘월곡’의 연출가로 활동해오고 있다.
역사 속 인물을 재해석해 무대에 올리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월곡’은 인물에 대한 역사극처럼 보이지만, 천민과 양반의 갈등, 의병들의 우정과 배신 그리고 사랑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여기에 주안점을 두었다. 의병 1, 왜군 2와 같이 이름 없는 앙상블 역에 이름을 부여해 이야기를 확장함으로써 스토리를 더 풍성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그런 노력들이 인간 우배선과 의병들 간 이야기들을 보여줌으로써 ‘월곡’이 조금 더 관객에게 흥미로운 작품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관객들의 평 가운데 무대 디자인이 압권이라는 표현이 많다.
무대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주된 배경이 되는 갈대밭, 전쟁을 치르는 장면에 필요한 무대 전환장치, 산기슭에서 조선의 천민들이 가지는 애환 등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들이 세트에 묻어나길 원해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쳤다. 몇 차례를 거친 끝에 마지막 디자인이 나왔을 때는 한껏 신이 나기도 했다. 조연출과 머리를 싸매가며 고민하기도 하고, 힘든지도 모르고 밤을 새워가며 무대 패턴을 완성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