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

REVIEW_EXHIBITION

특별전부터 지역 작가전까지

예술을 아우르는 완성된 기획전

DSAC 특별기획전①

속삭이는 꿈

달서아트센터는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25일까지 특별기획전 ‘속삭이는 꿈’을 개최했다. 우리의 잠재의식이나 무의식뿐만 아니라 희망과 소망을 담는 꿈은 각자의 경험과 맥락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속삭이는’이라는 형용사도 무언가가 비밀스럽고 조용하게 말하고 있는 상황을 뜻하는 것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자아와의 대화나 내면의 사고 과정을 시각적 속삭임으로 들어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전시는 점·선·면의 규칙적인 호흡으로 색채의 리듬을 타거나 반복적인 패턴으로 함축적 의미에 다가서려는 작가 김완, 윤종주, 문보리, 이렇게 세명을 초대했다. 이들은 내면세계의 깊이를 탐구하고 예술의 궁극적인 의미에 다가서려는 노력을 최소한의 색상속에 다채로운 의미를 담는 미니멀한 작업을 구현한다. 즉, 작품 속에 각기 다른 시간성, 관계성, 함축성을 녹아내기 위해 반복적인 형과 색으로작품 이미지를 부분보다 하나의 개체로 인식되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감각적 조형 언어들의 집합체로 관람객들에게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나 상상을 상상 그 이상의 세계로 연상하게끔 속삭이듯 감수성을 자극한다. 이번 전시의 궁극적인 목표인 ‘숨어있는 우리의 꿈’을 발견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주는 전시였다.

DSAC 특별기획전②

브래드 어반 테일러 : Pyroplastic Deformation (열가소성 변형)

지난 10월 18일부터 11월 23일까지 열린 DSAC 특별기획전 ‘브래드 어반 테일러 : Pyroplastic Deformation(열가소성 변형)’. 달서아트센터 20주년 첫 번째 특별기획전 ‘속삭이는꿈’에 이은 두 번째로 해외 작가 초대전을 개최하여 지역 예술의 다양한 이슈를 선점하고 국제적인 역량 강화로 시각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브래드 어반 테일러 작가는 1964년 미국 유타에서 태어나 유타대학에서 4년 장학금을 받는 등 조각과 도예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학위를 받게 된다. 2022년 건국대 공예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2015년에는 대만 신베이시 잉거도자기박물관에서 열린 개인전 ‘Rift’에서 변형에 관한 거대한 도자기 형태를 선보이며 아시아권에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된다. 전시 주제인 ‘Pyroplastic Deformation’은 도자예술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고온에서 점토나 도자기 물질이 형태를 변형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파이로(pyro, 불)’와 ‘플라스틱(plastic,변형 가능성)’의 합성어로, 열에 의해 발생하는 변형 과정을 나타낸다. 즉, ‘물질의 변화와 불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자기의 전통적인 형태와 기법에서 벗어나, 물질의 본질적 특성과 변형 가능성을 강조하는 이런 추상적이고 현대적인 접근 방법으로 그는 변형을 제어하면서도, 동시에 불과 물질의 자율적인 상호작용을 받아들여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DSAC 로컬 아티스트 인 달서

초람 박세호 : 삶과 죽음의 고요

8월 22일부터 9월 13일까지 DSAC 로컬 아티스트 인 달서 ‘초람 박세호 : 삶과 죽음의 고요’ 초대전을 개최한 달서아트센터. DSAC 로컬 아티스트 인 달서 시리즈는 지역 출신의 원로 및 중견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미술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하는 프로젝트다. 2024년 세번째 작가로 30년째 차별화된 서예를 보여주며 현대 서예가로서 미래의 서예를 논하고 있는 초람 박세호를 초대하여 ‘삶과 죽음의 고요’라는 주제로 담론을 펼쳐 보였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박세호 작가는 “전시 주제 단어인 ‘목숨 수(壽)’는 논어 옹야편에 나오는 ‘인자수(仁者壽)’ 즉, 어질고 장수한다는 말을 인용한것으로 어질 인(仁)과 같이 쓰며 ‘함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서로 덕을 베풀고 배려함으로써 함께할 수 있는 기억이 오랫동안 남는다는 것은 결국 살아있다는 의미로 인수(仁壽)는 더 나아가 상생의 뜻으로 확장된다.”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재료에서도 그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 먹과 기름을 혼합해 5겹 또는 7겹의 두꺼운 한지에 조화롭게 겹치게 하며 ‘공존’이란 단어를 표현 과정에도 나타낸다.

또한 작가는 ‘목숨 수(壽)’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전시 오픈식에서 삶과 죽음을 보여주는 입관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백묵으로 ‘목숨 수(壽)’를 표현하고 물속에 담긴 망자의 흔적을 지나 20kg에 달하는 대형 붓으로 점을 찍은후 전통 염으로 작가 본인의 입관식을 진행한 후 퍼포먼스 흔적을 설치미술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