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
REVIEW_PERFORMANCE
2024년을 압도한
달서아트센터의 풍성한 공연
DSAC 시그니처
니콜라이 루간스키 피아노 리사이틀
라흐마니노프의 재림이라 불리는 천재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지난 11월 달서아트센터에서 대구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열었다.
니콜라이 루간스키는 1994년 제10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하면서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수상 이후 워너클래식, 도이치그라모폰, 나이브 등 세계 유명 음반 제작사와 협업하였다.
2018년부터는 프랑스 제작사인 아르모니아 문디와 독점 계약을 맺으며 현재까지 최고 수준의 음반을 제작하고 있다.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예프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음반으로 발매한 그는 디아파종 황금상, 에코클래식어워즈 등 각종 음반상을 수상했다.
달서아트센터에서 열린 리사이틀에서는 현존하는 피아니스트들 중 최고라고 평가받는 그의 라흐마니노프 음악과 본인만의 음악적 색채를 더한 바그너의 작품들을 차례로 선보였다. 1부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 연습곡들과 여섯 개의 전주곡을 통해 다채로운 형식의 음악을 단단하고 정확한 타건 속 섬세하고 진중한 해석이 돋보이는 러시아 정통 피아니즘으로 선사했다. 연주에서 느낄 수 있는 루간스키의 빼어난 기교와 음악성은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그의 독보적인 음악적 깊이를 증명해줬다.
2부에서는 바그너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품 중 일부를 발췌하여 피아노를 위해 편곡된 버전을 들을 수 있었다. 첫 곡인 ‘신들의 황혼’은 루간스키 본인이 직접 편곡했으며,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의 음악으로 전달했다. 이어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을 리스트가 편곡한 피아노 독주를 위한 버전을 들려주며 무대의 대미를 장식했다.
DSAC 아트페스티벌
2024 달서청년연극제
지난 8월 17일부터 24일까지 ‘2024 달서청년연극제’가 개최됐다. 2024 DSAC 아트페스티벌 다섯 번째 순서로, DSAC 아트페스티벌은 순수예술에서 대중음악까지 타 극장과 차별화된 콘텐츠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 축제를 개최하여 지역민들에게 다채로운 공연예술의 즐거움을 전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다.
‘2024 달서청년연극제’는 지역 연극계를 이끌어갈 청년 예술가들을 발굴하여 작품 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연극 도시 대구’의 위상을 제고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축제에는 공연단체 공모에 선정된 ‘프로젝트 공유’, ‘검은머리 해적단’, ‘프로젝트 라포’의 실험적인 작품들이 무대에 올려졌다. 축제는 8월 17일 ‘프로젝트 공유’의 신작 ‘이곳의 삐에로’(기획이지은, 연출 김형석)로 막을 열었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희극 ‘베니스의 상인’을 피에로들이 사는 나라를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단체의 미적 개성과 상상력을 더해 선보였다.
8월 21일과 22일 양일간 개최된 두 번째 극 ‘검은머리 해적단’의 ‘20세기 소년 소녀 창가집’(작 정의신, 연출/윤색 이성재)은 재일교포 주인공이 삶을 살아가며 경험하는 20세기 시절의 그리운 모습들을 되짚어가며 과거의 소중한 일상적 가치를 탐구하는 극이다.
마지막 세 번째 극은 ‘프로젝트 라포’의 ‘날 버린엄마의 집’(작 김민수, 연출 이혜정)이다. 이번 공연은 ‘가족’을 주제로 인물들 내면의 숨은 상처에 대한 직면과 치유를 통해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아내어, 현대 가족이 갖는 의미를 재탐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DSAC 로컬 아티스트 프로젝트
‘라르고’로부터 기억하고 생각해보는 새로운 전환
11월 문화가 있는 날에는 현대무용 공연을 선보였다. DSAC 로컬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마지막 일곱 번째 공연으로, 현대무용 공연 ‘‘라르고’로부터 기억하고 생각해보는 새로운 전환’을11월 29일 청룡홀에서 개최했다. ‘‘라르고’로부터 기억하고 생각해보는 새로운 전환’은 급속하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일상 속 휴식과 평안의 시간을 제공하는 현대무용 공연으로, 대구 지역 무용단체 ‘최댄스컴퍼니’에서 안무와 춤을 맡았다.
‘라르고(Largo)’는 ‘아주 느리게, 풍부한 표정으로라는 의미를 지닌 용어로, 각박한 세상 속 빠르게 흘러가는 현실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느리게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는 뜻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개개인의 삶을 다시 한번 진단하고 새로운 전환의 계기를 발견하자는 주제 의식을 춤으로 표현한다.
70명의 지역 무용수들이 펼치는 춤의 향연은 무용수들의 다채로운 움직임과 역동적인 군무를 중심으로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로 구성된 클래식 트리오의 음악이 함께해 시청각적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특히 도입부부터 에필로그까지 8개로 구성된 장면과 장면별 무대세트, 조명디자인,앙상블 연주 등 다양한 효과들은 작품의 의미 구현을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