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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배우고 즐기면 행복하지 아니한가

주민들의 문화예술 놀이터 생활문화센터

달서문화재단 내 생활문화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돼 문화예술을 마음껏 즐기는 곳이다. 센터는 장기점과 송현점 두 곳이 있으며 문화예술을 직접 배우는 교육프로그램과 주민들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대관시설(연습장, 회의실, 전시 공간 등)이 마련되어 있다. 이 가운데 문화 예술을 직접 배우는 강좌는 특히 인기가 높다.

현재 장기점에서는 4개의 프로그램이, 송현점에서는 2개의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또 방음시설이 완비된 동아리방은 ‘달서노인아코디언’과 같이 동아리 회원들이 매주 대관하여 이용하고 있다. 달서생활문화센터는 미술작품 등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여 타 생활문화센터와 차별점을 두었다. 생활문화센터 관계자는 “전시 공간은 전문작가가 아닌 아마추어 동아리 회원을 위해 열려있는 공간이니 적극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관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는 단체는 달서생활문화센터로 전화해 신청하면 된다.

장기점… 손끝으로 담는 달서
「손끝으로 담는 달서」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내가 찍은 사진에 나만의 글씨체로 시를 써 나만의 책으로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문 강사를 통해 시를 짓는 노하우, 사진 구도와 캘리그라피, 종이를 책으로 엮는 방법 등을 배워 한 권의 책을 수제로 만들게 된다. 마을공동체나 동아리 등에 속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문화 활동의 기회가 적은 중장년층에게 생활 속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했다. 참여자 작품들로 꾸려질 시화전(11월 말 개최 예정)을 통해 내가 생산한 창작물로 이웃과 소통하며, 콘텐츠 창작자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도 있다. 높은 호응도를 보인 본 프로그램은 7월 중 1기 운영을 마무리 짓고, 9월 13일부터 2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구를 구하는 달서 히어로즈
저탄소 생활 실천 프로그램 「지구를 구하는 달서 히어로즈」는 지구와 친구가 되는 8가지 방법을 매시간 1가지씩 알려주는 어린이 프로그램이다. 미세 플라스틱, 자원순환, 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키워드를 학습으로 익히고, 친환경 생활습관을 들여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체험으로 습득할 수 있다. 여름방학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되었으며,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송현점… 꽃이야 나무야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도시에 내가 좋아하는 꽃과 식물이 자라는 정원을 만들 수는 없을까. 강수량이 적은 사막에서 신선의 손바닥처럼 생긴 선인장(仙人掌)은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울 수 있지?
「꽃이야 나무야」는 그림책 『메이의 정원』과 『선인장 호텔』을 읽으며 책 내용과 연계된 원예활동이다. 책을 읽은 후의 감정과 생각을 정원꾸미기나 화분심기로 시각화시키고, 이웃과 소통하는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식물을 통해 주민들 스스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 받았으면 하는 취지로 마련했다. 여름방학 기간(7. 25. ~ 8. 22.)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바실마실 – 힐링 프랑스자수
자투리 천과 단추 등에 프랑스자수를 놓아 나만의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것으로, 와펜(문장(紋章)) 제작방법 습득을 통한 의류 리폼(Reform)으로 주민들의 저탄소 활동을 유도하고자 마련했다. 자수를 활용한 손거울 만들기, 와펜으로 의류 리폼, 와푸리를 활용한 키링(key ring) 만들기 등 바늘과 실을 활용해 다양한 수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아코디언 소리가 기가 찹니다!”

아코디언은 삶의 활력소, 동아리는 행복발전소

달서노인아코디언 동아리 전인환 회장(75세)에게 많은 악기 중에 왜 아코디언을 선택했느냐고 물었을 때, “아코디언으로 옛날 노래를 연주하면 그 소리가 기가 찹니다”라는 답이 되돌아왔다.
2017년 여름, 머리가 희끗한 노신사 셋이서 달서생활문화센터를 찾아왔다. 생활문화센터 내 연습실을 대관하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회원 수는 처음 3명에서 20명으로 늘었고, 일주일에 이틀씩 생활문화센터에 와서 연습을 하니 자연히 연주 실력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생활에 활력이 생겼고, 연습이 있는 수요일과 목요일 아침은 늘 기다려졌다. 아코디언 동아리가 활성화되자 복지관이나 전통시장 등 여기저기서 아코디언 소리를 들려달라는 요청이 와 연주 봉사활동도 자주 했다. 구청을 대표로 시니어박람회에 참가해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동아리에 참여하겠다며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이들도 더러 생겼다. 하지만 동아리가 달서구 소속인 만큼 달서구 외 주소를 둔 경우는 회원이 되기 어렵다. 그렇다보니 아예 달서구로 이사 온 회원도 있다.

동아리 참여 위해 집도 옮겨
동아리의 막내인 배경숙(62세) 총무는 서구에서 부부가 함께 하모니카를 배웠다. 그러다 우연히 달서구 아코디언 모임을 알게 돼 모임에 참가했다. 당시에는 회원들의 주소를 엄격히 통제하지 않았고, 특별(?) 케이스로 회원이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주지를 달서구로 제한했고, 배 총무는 남편을 설득해 결국 달서구 성당동으로 이사를 왔다.
배 총무는 “아코디언 모임이 이렇게 활성화 된 곳은 드물다. 달서구노인아코디언 동아리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모임”이라며, “남편도 집에 손님이 오면 아코디언 소리를 들려주라고 할 정도로 외조를 잘해준다”고 말했다. 2019년 말 창궐한 코로나19는 동아리에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 강력한 거리두기 제한으로 함께 모여 연습할 수가 없었다. 방역지침에 따라 플래툰 시스템으로 수요일 4명, 목요일 4명씩 번갈아 가면서 연습을 했다. 기간이 길어지면서 동아리의 생기도 점차 사라져갔다. 그렇게 인고의 세월을 보낸 뒤 정부의 거리두기제한이 완화되면서 지난 6월부터 모두가 모여 연습하고 있다. 다시 동아리에 생기가 넘쳤고, 웃음꽃이 아코디언 선율과 함께 연습실을 가득 메웠다. 전인환 회장은 “지금은 몸이 불편해 못 나오는 몇 명을 빼고 13~15명씩 참여할 정도로 출석률이 좋다”며 “아코디언이 삶의 활력소이고, 동아리가 행복발전소”라고 말했다.
회원들의 연령은 62~80세까지, 70대가 대부분이다. 회원 중에 여성분이 3명이다. 여자가 적은 이유는 10㎏라는 비교적 무거운 아코디언을 메고 연주를 해야 하니 아무래도 가녀린 여성에게는 힘이 든다.
정신과의사들에 의하면 ‘악기연주를 하면 뇌 속의 물질인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된다’고 한다. 세로토닌은 부정적인 감정과 충동을 조절해 온화한 마음을 만들어주는 뇌 속 물질로,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물질이다. 달서노인아코디언 회원들이 70이 넘은 나이에도 함께 어울려 10㎏에 달하는 무거운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이유다. 전 회장은 “아코디언을 연주하지 않았다면 동네 공원에서 남들 장기나 바둑두는 것을 구경하다 하루를 소일했을 것”이라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음시설이 갖춰진 달서문화재단의 훌륭한 시설을 이용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회원 중에는 빼어난 실력으로 연주를 통해 용돈을 버는 이도 있다. 당연히 회원들 사이에 부러움의 대상이다. 전 회장과 배 총무는 이구동성으로 “우리도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며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